삼계탕 대신 ‘이것’…닭고기값 급등에 복날 보양식 메뉴 바뀐다

서울 중구 한 삼계탕 전문점 가격표. 연합뉴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가 복날 시즌을 약 2주 앞두고 15년 만에 최고가격을 기록하며 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닭고기 수급 불안정 속 물량을 점검하고, 닭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보양식 제품 출시를 늘리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전날(28일) 기준 닭고기(육계)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은 1㎏당 6347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인 5805원 대비 약 9.3% 높은 수준이다. 월평균 금액은 6596원으로, 2011년 4월(6911원)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닭고기 값이 크게 오른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해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집계한 동절기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44만 마리로, 지난해 11월 기준 사육 마릿수(약 820만 마리)의 약 5%에 달한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매년 AI 감염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특히 겨울철 철새 유입이 늘었고, 육계 살처분 규모를 좁게 조정한 영향으로 직전년도 대비 피해 규모가 컸다”며 “닭은 체온 조절 능력이 취약해 여름철 폭염에 따른 폐사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는 월드컵으로 치킨 주문량이 늘며 닭고기 가격 상승과 공급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에 따르면 월드컵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린 12일 오전 시간대에 치킨 주문은 전주 동요일 대비 875.7% 폭증했다. 28일 서울의 한 수퍼마트 정육 냉장고에 12호 닭고기(육계)가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대형마트 업계는 이미 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육계 공급량은 전년 대비 약 3~5% 감소했다. 이마트도 공급량 부족 영향으로 7~8월 닭고기 판매 가격이 지난해 대비 약 15~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양사는 복날을 앞두고 사전 계약한 물량으로 소비자 가격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고 향후 수급 상황 모니터링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양식 제품은 삼계탕 이외로 다양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복날 시즌을 앞두고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자체브랜드(PB) 피코크에서 ‘완도전복’ 시리즈를 신규 출시했고, 롯데마트도 ‘한 마리 통장어구이’ 등 장어 신메뉴와 냉동 추어탕 HMR 제품을 도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기준 보양식 제품군인 장어 초밥·덮밥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23.3% 늘었다”며 “닭고기 가격 상승 속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집중하면서도 닭고기가 포함되지 않은 보양식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닭고기를 고르는 모습. 뉴스1 편의점 업계도 보양식 제품을 확대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올해 복날을 맞아 ‘장어 한 마리 정식’, ‘단호박 훈제오리’ 등 복날 보양식 제품 9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삼계탕을 제외한 GS25의 복날 시즌 보양식 매출 비중은 61.2%로, 2년 전인 2023년보다 약 30%p 늘며 삼계탕 매출을 역전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 수요 다변화와 닭고기 수급 불안정 등 요인을 고려해 갈비탕, 장어 덮밥 등 1만원 미만의 보양식 제품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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