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년 만에 슈퍼컴퓨터 1위 탈환…GPU 없이 美 제쳤다

중국이 CPU만으로 미국 슈퍼컴퓨터를 제치고 슈퍼컴퓨터 1위를 차지했다. AI 생성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국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1위를 되찾았다. 인공지능(AI) 학습과 과학 계산에 주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설계만으로 미국 슈퍼컴퓨터를 앞섰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속에서도 중국이 새로운 연산 시스템 설계로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 구축된 슈퍼컴퓨터 ‘라인샤인(링셩)’이 전세계 슈퍼컴퓨터 성능을 비교해 순위를 매기는 ‘톱5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톱500은 표준 성능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두 차례 발표된다. 라인샤인은 미국 로런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보다 속도가 20%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엘 캐피탄은 2024년 11월부터 톱500 1위 자리를 지켰던 슈퍼컴퓨터다. 라인샤인의 실측 성능은 2.198EFlops(엑사플롭스)로 측정됐다. 엑사플롭스는 슈퍼컴퓨터가 1초에 수행할 수 있는 계산 횟수를 뜻하는 단위로 라인샤인이 초당 약 219.8경 번 계산을 처리한 셈이다. 이론상 낼 수 있는 최고 성능인 2.736엑사플롭스의 약 80% 수준을 구현했다. 라인샤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속도만이 아니다. 고성능 슈퍼컴퓨터는 대부분 방대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엔비디아'나 'AMD' 등이 개발한 GPU를 사용한다. GPU는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어 과학 계산과 AI 학습에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라인샤인은 GPU를 쓰지 않고 표준 계산 장치인 CPU만으로 구성됐다. 대신 칩 내부에 행렬·벡터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특수 회로를 넣어 GPU와 비슷한 연산 기능을 구현했다. 라인샤인은 장비함 90개에 연산 코어 약 1400만 개가 들어간 반도체 칩이 설치된 구조다. 칩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의 명령어 체계에 기반한 자체 설계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기업이 칩을 생산했는지와 어느 수준의 반도체 제조 공정이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라인샤인은 이미 대기·해양·육지·빙하를 포함한 정교한 지구 시뮬레이션과 인간 뇌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톱500 결과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전략에 새로운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AI·슈퍼컴퓨터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고성능 GPU와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이 CPU 기반 설계로 초고속 슈퍼컴퓨터를 구현하면서 기존 규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미 굿리치 캘리포니아대 세계분쟁협력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CPU 수출·제조에 더 강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현행 규제의 허점”이라고 평가했다. 라인샤인이 전통적인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오픈AI·구글 등 미국 AI 기업들이 구축한 대규모 AI 전용 연산 시스템과는 성격이 달라 비교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학 계산용 슈퍼컴퓨터는 보통 64비트 고정밀 연산을 수행하지만 상업용 AI 시스템은 4비트나 8비트처럼 낮은 정밀도의 계산을 대량으로 처리해 속도를 높이는 방식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톱500을 주관하는 인물 중 한명인 잭 동가라 미국 테네시대 교수는 “GPU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개발해 미국을 앞질렀다”며 “인상적인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100위 안에 총 7대의 슈퍼컴퓨터가 이름을 올렸다. 가장 높은 순위는 NHN클라우드의 ‘NIPA()-CL1’로 20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의 ‘SSC-24’가 25위, 카카오의 ‘NIPA()’는 39위에 올랐다. 홍태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은 “각종 고가 반도체 장비 수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이 최첨단 GPU를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국은 CPU를 대형 시스템에 적용하는 기술을 오래전부터 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된 기술 정보가 거의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자국이 보유한 기술을 조합해 세계 1위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top500.org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