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점서 만들어 판매…중동·유럽 수주 늘린다

■한화에어로, K9 자주포 UAE서 생산호주·이집트·루마니아에 이어UAE공장 세워 중동·北阿 공략내수·직수출 넘어 3단계로 진입노스롭·라인메탈 등 협업 확대유럽 시장 2035년 56조 기대감K9 자주포의 UAE 현지 생산 추진은 K-방산이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양산과 글로벌 기업과 기술 협력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본격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미국·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안보 불안이 확산한 가운데 방산 수입국들이 단순 무기 구매를 넘어 현지 산업화와 기술 주권을 요구하는 추세가 강해진데 대응하는 차원이다.오는 10월 UAE 최고위급이 한국을 찾아 천궁-Ⅱ 추가 수출을 비롯한 방산 협력을 논의하는 것도 실전에서 확인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 강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UAE는 2022년 한국의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27221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천궁-Ⅱ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까지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됐다. 실전 배치된 포대는 이란 미사일 공격 당시 96% 수준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이달 초 이란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UAE가 자국 수송기 8대를 한국에 급파해 천궁-Ⅱ 3번 포대를 하늘길로 조기 공수해 가기도 했다.업계에 따르면 K-방산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내수 중심’ 1단계에서 ‘직수출’ 2단계로 도약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유럽의 재무장 기조 확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등 지정학적 격변이 이어지며 한국 방산 업계는 ‘수출·현지 생산 동시 추진’이라는 3단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K-방산 기업들이 현지 파트너와 손잡거나 선진국 업체와 기술 및 제품 개발에 함께 뛰어드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의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호주 공장은 2024년 8월 완공 후 가동 중이고, 이집트는 2025년 하반기 생산을 개시했다. 루마니아는 올해 1분기 착공해 2027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장약(화약 추진체) 생산 법인 설립을 추진 중으로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UAE 생산 거점이 더해지면 중동·북아프리카(MENA)까지 아우르는 생산·공급 네트워크가 완성된다.현지 생산을 넘어 글로벌 선도 기업의 공급망을 직접 겨냥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4월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차세대 지상발사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 AReS의 1단 고체로켓 부스터 공동 개발 협력을 체결해 미국 미사일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 탈레스와는 천무 계열 유도탄을 X-Fire 발사대에 통합하는 협업도 진행 중이다.LIG D&A 역시 최근 독일 라인메탈과 유럽·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공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 미사일 체계와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역량을 결합하는 내용으로 함대공 미사일 ‘해궁’을 기반으로 한 신규 단거리 방공 미사일을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한화시스템은 독일 딜 디펜스의 지상기반 방공체계 IRIS-T SLM에 자사 다기능 레이다를 통합·공급하는 MOU를 지난해 10월 체결했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는 AESA 레이다 핵심 부품인 안테나를 개발·공급하는 협력을 2024년부터 이어오고 있다.업계는 이 같은 협력 사업들이 올해 말에서 내년 사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럽 국방비 지출이 GDP 대비 5% 수준까지 확대될 경우 한국 방산이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는 2030년 최대 37조 원, 2035년에는 5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생산 역량 강화와 지역 보호주의 움직임이 확대돼 한국 방산 업체들의 협력 확대도 가속화하고 있다”며 “선진 시장 진출과 점유율 확대를 통한 추가 매출 파이프라인 확보 기대감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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