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계공학 석학 배충식 교수 ‘카이스트 AI시대’ 이끈다

[18대 총장에 배충식 교수 선임]친환경에너지·탄소중립 권위자현대차 등 엔진기술 고도화에 기여KAIST 제18대 총장에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배 신임 총장은 “인공지능(AI) 과도기 시대의 혼란을 끝내고 기본기가 강한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AIST 이사회는 29일 서울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제18대 총장으로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배 신임 총장은 1963년생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기계공학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AIST와의 인연은 1988년 조교 활동으로 시작됐다. 1998년 교수로 부임한 후 기계항공공학부장, 공과대학 학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00년 인기 드라마였던 ‘카이스트’의 자문도 맡았다.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중립 동력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현대차나 쌍용차 등 국내 엔진 기술 고도화에 기여했고, 최근에는 탄소중립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지속가능 연소기술 전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코로나 시기 KAIST 과학기술뉴딜사업단장을 지내기도 했다.앞으로 KAIST의 방점은 ‘기본기’에 찍힐 전망이다. 배 신임 총장은 선임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KAIST의 가장 큰 과제는 AI 과도기로 인한 혼란 해소”라고 짚었다.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모든 연구자가 AI를 연구해야 하는 분위기, 모든 연구 역량이 AI에 집중되는 흐름을 지적한 것이다.배 신임 총장은 “KAIST를 포함한 많은 연구기관에서 AI를 연구하는 사람과 다른 연구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전통적인 과학·공학 분야를 공부한 도메인 연구자들은 약간의 소외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AI를 강조하다보니 나오는 과도기적 현상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AI 연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연구에서 AI를 도구처럼 써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KAIST는 AI 자체보다는 AI와 도메인 분야를 융합한 피지컬 AI 같은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배 신임 총장은 “AI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필수 기술이자 도구이고, 피지컬 AI처럼 도메인 분야와 합쳐져야 진정 꽃필 수 있다”고 했다. “도메인 연구는 KAIST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연구의 연장선상이자 정체성”이라고도 덧붙였다.“지금은 AI혁신이 만든 과도기모든 연구에서 도구처럼 써야AI단과대 역할·위치 정립할 것”그는 지난 1일 열린 KAIST 총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비전 중 하나로 ‘비욘드 AI’를 내세우며 “AI를 특정 전공을 넘어 연구의 도구로 삼고, 기초학력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당시 내건 슬로건 역시 ‘기본이 강한 글로벌 혁신 선도 대학’이었다. 배 신임 총장은 학과장 시절 KAIST 기계공학과를 세계 QS 15위까지 올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배 신임 총장은 가장 시급한 일로 AI 단과대의 역할 정립을 꼽았다. KAIST AI 단과대는 지난해 12월 출범했으나, 일각에서는 역할과 연구 분야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배 신임 총장은 “AI 단과대가 급히 만들어지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는데, AI 단과대의 위치와 역할을 정확하게 만드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라고 했다.모든 전공에 AI를 내재화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KAIST의 교육 역시 재편될 전망이다. 배 신임 총장은 핵심 비전 중 하나로 인공지능 전환(AX) 교육 재정렬을 꼽았다. 수학과 자연과학 중심의 기초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응용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AI 교육·연구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이광형 총장이 내세웠던 ‘글로벌 가치 창출 선도 대학’이라는 비전은 이어받으면서 기본기를 새로 강조하겠다는 게 배 신임 총장의 포부다. 이 총장이 집중했던 창업 생태계 조성도 이어진다. 배 신임 총장은 “창업 교육 활성화도 중요한 비전”이라며 “실험실을 넘어 산업과 연결된 연구 생태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 연계형 연구를 확대해 대형·융합 연구 중심 구조로 탈바꿈시키고, 동문을 포함한 창업 선구자를 KAIST에 초빙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배 신임 총장이 선임되면서 KAIST는 1년 4개월 간의 혼란을 매듭짓게 됐다. 이광형 총장의 임기는 지난해 2월 끝났지만, 총장 선임이 계속 늦어졌다. 이번에는 배 신임 총장과 류석영 전산학부 교수, 이도헌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등 3명이 경쟁했다. 배 신임 총장은 교육부 장관 동의와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