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3GW·65만톤 용수 필요…신규원전 건설·다목적댐 총동원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AI 에너지 인프라 방안 발표원전으로 불안정 재생에너지 보완지역별 차등요금제로 기업 비용 ↓발전용댐은 물론 하수 재활용까지하루 공급 여유량 50만톤 넘지만“팹 설비, 초순수 물 필요” 지적도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연합뉴스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물을 공급하기 위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책은 한마디로 총력전이라고 볼 수 있다. 900조 원을 넘게 쏟아붓는 호남 반도체 생산 거점과 세계 최대 수준이 될 18.4GW(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모두 전기와 물을 막대하게 소비하는 인프라다. 정부는 기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신규 원전 건설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수자원 역시 다목적댐·발전용댐의 용수는 물론 하수까지 재활용해 미래 산업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3015A04 전력 용수 수요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제는 반도체와 전기가 국가 전략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며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태양광·풍력·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소 전환과 같은 모든 에너지원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 일대 전경. 광주일보 제공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9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원전 건설을 앞당기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의 총 발전량은 72.8TWh(테라와트시)로 소비량(43TWh)의 1.7배에 달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전남 지역에 보급할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총 37.8GW여서 서남권 반도체 거점의 팹 4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발전 설비(6.3GW)를 상당 수준 상회하고 있다. 또 전남 신안군에만 11GW까지 들어설 해상풍력은 낮보다 밤의 발전량이 높아 태양광발전의 단점을 보완한다.기후부는 태양광발전소의 간헐성 문제는 원전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전남 영광군에는 총 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빛원자력본부(총 6GW)가 있다. 1980년대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한빛원전은 지난해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는 2호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돼 계속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2035년부터는 한빛 3~6호기도 순서대로 설계수명을 다하게 된다. 기후부는 이와 같이 설계수명이 다된 원전의 계속운전을 허가해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이렇게 원전을 재생에너지와 함께 쓰면 전력망 품질 악화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 재생에너지만 활용하면 주파수와 전압이 불안정할 수 있지만 거대한 터빈을 돌리는 원전이 전력망에 기저 전원 역할을 하면 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계획대로 하반기에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지방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전기요금 혜택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짠 계획대로 발전 설비를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경고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를 산업 설비에 활용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규모로 구축해야 하는데 비용이 막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지산지소형 분산형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354㎸(킬로볼트)급 변전소를 확충하거나 설비를 개선해야 하는데 이미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수요 과잉 상태로 진입해 새로 주문해도 제품을 받는 데 수년이 소요되는 형편이다. 해상풍력 역시 전용 항만과 설치선 등 인프라 보급이 관건인데 제시간에 보급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하루 65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용수 공급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보고회에서 “서남권에 확보한 댐의 여유량이 하루 40만~50만 톤가량 된다”며 “여기에 각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댐, 농업용 댐,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용 댐 등을 활용하면 하루 30만 톤 이상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수처리장의 물을 재활용하는 방식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 수공의 입장이다.다만 이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석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나주평야 일대는 이미 생활·공업 용수 수요의 73%를 섬진강 유역 주암댐과 동복댐 등에서 끌어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설비에는 초순수라고 불리는 깨끗한 물이 필요해 하수 재이용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예측 못할 장기 가뭄 발생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