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다·오프뷰티·올영…'콘텐츠 커머스' 앞세워 해외영토 넓힌다

K뷰티의 진화(1) 제품 넘어 '뷰티 스토어' 모델까지 수출美 틱톡숍 휩쓴 닥터멜락신1분기 영업이익 2182% 급증인플루언서 관리 전담팀 두고숏폼 콘텐츠로 성분 시각화< K뷰티숍 앞 긴 줄 > 영국 런던 소호에 있는 K뷰티 오프라인 편집숍 '모이다' 영국 2호점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실리콘투 제공닥터멜락신 97%, 믹순 95%, 이퀄베리 100%. 최근 인기 높은 K뷰티 브랜드의 해외 매출 비중이다. 국내에선 이름이 낯선 K브랜드가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히트했다.K뷰티 성공 방정식이 달라졌다. 과거엔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인지도를 높인 뒤 중개상을 통해 해외로 나갔다. 지금은 미국 아마존과 틱톡숍에서 먼저 팔리고, 그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얼타, 부츠 등 글로벌 오프라인 유통망에 진입한다. 한국형 뷰티스토어 포맷까지 해외에 이식되고 있다. K뷰티가 제조업을 넘어 글로벌에서 가장 혁신적인 콘텐츠 커머스 모델로 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콘텐츠 먼저 파는 K뷰티2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멜락신’을 운영하는 뷰티업체 브랜드501은 지난 1분기 매출 1616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65%, 영업이익은 2182% 급증했다. 1분기 미국 틱톡숍에서만 매출 4630만달러(약 715억원)를 올려 이름을 알렸다. 전 세계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틱톡숍의 1분기 전체 뷰티 매출(9억2850만달러) 중 닥터멜락신 비중은 5%에 달했다.닥터멜락신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K뷰티 브랜드 ‘바이오던스’는 아마존 마스크팩 카테고리 1위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도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의 상단을 점령했다. 정호석 유한대 의료뷰티학과 교수는 “최근 2~3년간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화장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매했고, 이 경험이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K뷰티 콘텐츠 커머스 모델의 첫 단계는 시딩(제품 배포)이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시제품을 배포하는 것이다. 주요 브랜드는 시딩을 전담하는 글로벌 팀을 신설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시딩은 배송비로만 10만~20만원이 드는 마케팅”이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문화에 시큰둥하던 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등 하이엔드급 서구 브랜드도 시딩 박스 보내기에 나섰다”고 했다. 브랜드로선 해외에 분산형 방문판매 조직을 확보하는 것과 비슷하다.인플루언서의 틱톡 콘텐츠로 먼저 화제를 모으고, 그걸 본 이들이 아마존에서 검색·구매하도록 유도해 ‘베스트셀러 배지’를 따낸 뒤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는 것이 최근 K뷰티 유통 공식의 정석으로 통한다. 올리브영 등 K뷰티 매장이 연이어 해외에 출점하면서 오프라인 매대를 확보할 기회도 더 늘었다.해외 시장을 노리는 뷰티 브랜드는 제품 개발부터 숏폼 제작, 어필리에이트(제휴 인플루언서) 운영, 아마존 검색 광고, 리뷰 관리, 오프라인 바이어 대응까지 한꺼번에 해야 한다. 한 K뷰티 브랜드 관계자는 “화장품 회사라기보다 콘텐츠 기업에 가까운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시각화·루틴화로 눈길 사로잡아과거 K뷰티의 최대 무대는 중국이었다. 면세점 입점, 총판 확보, 대규모 광고가 없으면 글로벌 확장이 어려웠다. 최근엔 180도 달라졌다. 틱톡에서 제품 하나가 대박을 터뜨리면 아마존은 물론 글로벌 유통 공룡의 매대까지 뚫을 수 있다. 주요 브랜드가 제조 역량보다 마케팅 방법론을 쌓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K뷰티의 대표적인 마케팅 방식 중 하나는 성분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긴 제품 설명보다 15~30초짜리 사용 영상을 통해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신호를 받는다. 피부에 붙이면 투명하게 변하는 바이오던스의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처럼 성분표와 브랜드 스토리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제품을 쓰는 장면 자체를 콘텐츠로 설계한다.최근엔 패드와 세럼, 마스크, 크림을 묶은 루틴형 상품을 앞세워 객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이를 사용 순서대로 보여주며 구매를 유도한다. 1분기 틱톡숍 판매 상위 상품 5개 중 3개가 세트 상품이었다. 이 기간 닥터멜락신의 콜라겐 세트는 1000만달러, 메디큐브의 스킨케어 세트는 8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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