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수요 대응·지역균형발전 호응…10년간 총 4755조 투자

삼성·SK, 호남권 투자 배경은이재용, 광주에 425조 계획…“폭발적 수요, 새 단지 준비 당겨져” 최태원, 서남권에 400조…“용인 클러스터 완공도 12년 앞당길 것” 호남행 결정, 전력·용수·용지에 인센티브 감안…“기업에도 도움”삼성과 SK가 반도체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로봇 등 차세대 첨단산업에 향후 10년간 2000조원 이상씩 총 4755조원의 국내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특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각각 400여조원씩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광주를 수도권인 기흥·화성·평택 등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반도체 생산거점 후보지로 낙점했다고 밝혔다.AI 수요 폭증으로 생산능력(캐파) 확대가 시급해진 ‘반도체 투톱’이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드라이브에 수천조원 단위의 국내 투자로 화답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천문학적 금액이 투자되는 만큼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른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두 그룹 차원의 비수도권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우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삼성전자는 425조원, SK하이닉스는 400조원 규모를 투자해 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 팹(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이 회장은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그리고 여러 인프라 등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후보지는 거론하지 않은 채 “(여러 요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이라고만 언급했다.기업들은 신규 반도체 투자 결정의 배경으로 AI발 수요 증가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캐파 확대 필요성을 꼽았다.최 회장은 “2045년 완공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용인에 약 600조원, 청주에 약 100조원의 투자를 앞당겨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새로운 생산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부지 선정과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 회장도 메모리 반도체 캐파 확대가 “속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AI로 인해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에도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라며 “이에 따라 (경기) 기흥과 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고 말했다.특히 광주 등 호남권을 후보지로 결정하게 된 데는 지역 입지조건과 정부·지자체의 적극적인 유치 행보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AI 슈퍼사이클을 타고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로선 정부 균형발전 기조에 호응해야 한다는 ‘유무언의 압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이 대통령은 “호남지역은 전력과 용수, 특히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값싸고 안정된 용지도 있다. 기업들이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기업들이 손해 보지 않고 더 나은 전망을 갖고 투자하도록 정부 역량을 투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신규 투자 결정에 대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의사결정”이라며 “리스크를 감안해서 실행 가능한 파이낸스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두 기업의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국내 투자 규모는 향후 10년간 4000조원대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해 용인·청주·서남권에 총 11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는 또한 전국에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의 단계적 구축을 목표로, 총 10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삼성전자도 기존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도 2030조원을 중장기적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후공정 거점이 위치한 충청 천안·온양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팹 투자를 늘리는 등 충청권 140조원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이 회장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HBM은 반도체 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또한 삼성은 경북 구미에 휴머노이드 생산기지, 부산에 삼성전기 첨단 패키지 기판 라인, 울산에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 영남권에도 총 6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전략산업에서 국내 투자를 늘리는 것은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서도 “향후 반도체 산업 사이클 변동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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