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 키운 한양증권, 중앙그룹 840억이 실적 변수로

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본사 사옥 /사진 제공=한양증권중앙그룹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채권 등 부실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양증권의 관련 익스포저 840억원은 손실의 현실화 여부보다 회수 일정과 분기 실적 반영 시점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선순위 담보와 담보신탁 구조를 확보해 실질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양증권이 올해 들어 장부를 크게 키운 상황에서 중앙그룹 사태가 불거진 만큼 잔여 익스포저의 회수 속도는 올해 실적 변동성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23일 한양증권 분기보고서와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말 자산총계는 7조40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 5조3225억원보다 2조824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39.1%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4조8015억원에서 6조7572억원으로 1조955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40.7%다. 자본총계는 5210억원에서 6478억원으로 1268억원 늘었다. 자산과 부채가 40% 안팎으로 커진 반면 자본 증가율은 24.3%에 그쳤다. 특정 익스포저의 회수 지연이 분기 손익에 미치는 민감도도 커진 구조다.장부 확대는 주로 운용자산과 금융부채에서 나타났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은 4조436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부채는 2조7908억원이다. 차입부채도 2조276억원 수준이다. 한양증권이 운용 장부와 부채를 함께 키운 만큼 신용 이벤트가 발생한 자산의 회수 일정은 단순한 자산관리 이슈를 넘어 이익 방어력과 연결된다.수익성도 외형 확대만큼 개선되지 않았다. 한양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5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3% 증가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4853억원으로 184.0% 늘었다.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11.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86억원으로 11.6% 감소했다. 수익 기회가 커진 만큼 비용과 변동성도 함께 커진 셈이다.중앙그룹 익스포저는 이 같은 국면에서 발생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는 총 840억원이다. 실차주가 JTBC인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180억원, JTBC 기업어음(CP) 360억원, 중앙일보 CP 3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지난해 한양증권 연간 영업이익 753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60억원과 비교하면 3배를 넘는다. 자기자본 6478억원 대비로는 약 13.0% 수준이다.다만 840억원이 곧바로 손실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양증권은 중앙일보 관련 총 300억원 가운데 약 80억원을 회수했고 기한이익상실 발생에 따라 잔여 220억원에 대한 담보권 행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17일에는 중앙그룹 익스포저 총 103억원을 회수했다. 회사 측은 선순위 담보와 담보신탁 구조를 확보해 담보권 효력과 회수에는 영향이 없으며 추가 대손 설정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연내 회수 예정 금액도 전체 익스포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주목할 지점은 회수 가능성 자체가 아니라 회수의 시간표다. 중앙그룹 계열사 회생절차와 중앙일보 워크아웃 추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담보 실행과 채권 회수는 절차적 변수에 노출됐다. 특히 장래 매출채권과 계약대금 예금반환채권을 기초로 한 담보는 차주의 영업 지속 여부와 계약 유지 여부에 따라 회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연내 회수 계획이 유지되더라도 실제 현금 유입 시점이 분기 말 이후로 밀리면 이익 인식과 충당금 판단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셀다운 미완료 물량이라는 성격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중앙그룹 익스포저 상당 부분이 계열사의 회사채나 CP 발행을 주관한 뒤 시장에 넘기지 못하고 보유하게 된 물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본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운용자산이지만 발행사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면 증권사 장부에 남은 리스크로 성격이 바뀐다. 한양증권 입장에서는 담보권 확보 여부와 별개로 회수 일정 관리가 실적 안정성의 핵심이 된 셈이다.건전성 지표도 절대 수준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한양증권의 순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712.9%에서 올해 1분기 말 631.8%로 낮아졌다. 총위험액은 1458억원에서 1840억원으로 늘었다. 실질가치 기준 자산부채비율은 148.6%에서 108.6%로 하락했다. 규제 기준을 웃도는 수준은 유지하고 있지만 장부가 커진 뒤 위험액도 늘어난 상황에서 잔여 익스포저 회수 지연은 분기 손익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결국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익스포저는 업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라기보다 개별사 실적 변수에 가깝다. 회사가 밝힌 대로 담보권 행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손익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회수 일정이 늦어지거나 담보 실행 과정에서 절차적 변수가 생기면 올해 분기 실적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양증권이 커진 장부 속에서 셀다운 미완료 물량과 담보 회수 일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담보가 있는 익스포저라도 신용 이벤트 이후에는 회수율만큼 회수 시점이 중요하다"며 "장부가 커진 증권사는 특정 익스포저의 손익 반영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담보 실행 과정과 추가 충당금 여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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