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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사용료 갈등’ 임시 봉합, 결국 탈 났다…케이블TV부터 ‘산....

LG헬로비전디지털데일리2026.06.24 00:00
‘콘텐츠 사용료 갈등’ 임시 봉합, 결국 탈 났다…케이블TV부터 ‘산....

[케이블TV, 생존의 시간] ① 방송 위기에 한계 드러나…방미통위 출범 명분 시험대로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방송시장이 재편되면서 국내 방송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가입자는 줄고 광고 매출은 감소하는 가운데 한정된 재원을 둘러싼 사업자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케이블TV다. 20여 년 전 만들어진 규제 체계와 공적 의무를 안은 채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블TV의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편집자 주>[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콘텐츠 사용료를 두고 사업자 간 갈등이 점임가경이다. 콘텐츠 사업자는 더 받고 싶고, 유료방송 사업자는 덜 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이해관계다.하지만 갈등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OT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방송산업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됐고, 사업자들은 한정된 재원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단순한 사업자 간 분쟁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로 해석되는 이유다.그 중에서도 케이블TV(SO)는 벼랑 앞에 내몰렸다. 콘텐츠 비용 부담은 커지는 반면 이를 떠받칠 가입자 기반은 줄어들면서, 갈등의 충격도 가장 먼저 집중됐다.◆ 콘텐츠 가치보다 협상력이 좌우하는 시장콘텐츠 사용료는 IPTV·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시청자로부터 받은 수신료 일부를 채널 제공의 대가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하는 구조다.콘텐츠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PP는 콘텐츠가 플랫폼 가입자 확보에 기여한 만큼 더 많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료방송 사업자는 플랫폼 투자와 가입자 유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PP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양측의 주장을 판단할 기준조차 없다는 점이다. 이에 콘텐츠 사용료는 콘텐츠의 가치보다 개별 사업자 간 협상력에 따라 결정되는 측면이 컸다.실례로 케이블TV는 매출의 약 90%를 PP에 지급하는 반면 IPTV는 약 30% 수준에 그친다. 플랫폼 경쟁력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유료방송과 PP 간 적정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PP 간 협상력 격차 역시 심화되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부담하는 콘텐츠 사용료의 상당 부분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로 쏠리면서 다른 PP들은 제한된 재원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시장이 성장할 때는 이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가입자와 광고 매출이 늘어나는 동안에는 갈등이 생겨도 각자 가져갈 몫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OT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상황도 바뀌었다. 방송산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그동안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케이블TV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케이블TV 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1조7335억원, 가입자는 1.49% 줄어든 1258만6391명으로 집계됐다.최근 LG헬로비전이 비수익 사업 정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SPOTV 계열 채널 송출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LG헬로비전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에 나선 상태다. 지역채널 커머스 플랫폼 '제철장터'와 인천 복합문화공간 '뮤지엄엘' 운영을 종료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준 만들겠다"던 정부… 임시 봉합 뿐정부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콘텐츠 사용료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된 갈등이었기 때문이다.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 흥행 이후 K-콘텐츠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간 합리적인 수익 배분 기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졌다.대신 오히려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사업자들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 임시 봉합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못한 채 구조적 갈등으로 번졌다는 지적이다.물론 정부가 손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부터 협의체와 연구반을 꾸려 논의를 이어왔고, 2023년에는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3차 초안까지 마련해 사업자 의견 수렴도 진행했다. 다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후 논의는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최근에는 콘텐츠 사용료 문제를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정부 기조가 강조되면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 역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업계로부터 나온다.여기에선 또 다른 모순이 드러난다. 정부는 콘텐츠 사용료 문제를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시장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정부 규제 탓에 유료방송 사업자는 콘텐츠 사용료 인상분을 요금에 반영하기 어렵고, 상품 구성 역시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쉽지 않다.PP 역시 송출 중단 외에는 협상력을 행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시장 자율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시장 참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돼 있는 셈이다.◆ 다음 갈등은 CPS…시선은 방미통위로업계는 올해 케이블TV와 지상파 간 재송신료(CPS) 협상을 더 큰 시험대로 보고 있다. 지상파 역시 광고 매출 감소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인 만큼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CPS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콘텐츠 사용료 문제는 방송 생태계 전반이 얽힌 사안이었지만 그동안은 지상파·종편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외 PP와 유료방송은 과기정통부가 맡고 있어 책임 있는 조정이 쉽지 않았다.하지만 지난해 정부 조직 개편으로 유료방송 정책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이관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콘텐츠 사용료 문제를 둘러싼 책임 역시 사실상 방미통위로 모이게 됐다.학계에선 이제 필요한 것은 추가 연구나 협의체보다 정책적 결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수년간 논의가 이어졌고 가이드라인의 윤곽도 상당 부분 마련된 상태기 때문이다.콘텐츠 사용료 갈등은 방미통위가 출범 이후 처음 마주한 구조적 현안이다. 케이블TV는 시작일 뿐이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같은 갈등은 다른 사업자들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결국 콘텐츠 사용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방송 정책 기능 통합과 정책 효율성 제고라는 방미통위 설립 취지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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