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널 쓴 건 軍납품 받지마”…美정부 불호령, K디스플레이엔 .....

미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대(對)중국 기술 통제가 반도체를 넘어 디스플레이 공급망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의 최대 경쟁자인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반사이익 기회를 맞이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톈마를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포함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BOE와 중소형 주요 패널 업체인 톈마가 중국의 군민 융합(기업·대학·연구기관 인재를 확보해 세계 일류 군대로 키우려는 국가 주도 전략) 정책과 연관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디스플레이 분야를 직접적인 제재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조치가 우선 군사용·안보 분야를 겨냥한 만큼 스마트폰·TV·모니터 등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수입이 제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BOE는 정보 공시를 통해 “우리는 중국 군사 기업이나 중국 국방 산업의 군민 융합 기업이 아닌데 명단에 포함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반발했다.BOE 등이 이처럼 발 빠르게 논란 점화에 나선 것은 업계에서 미국 정부의 이번 제재가 반도체 산업에서의 중국 화웨이 제재 초기 국면과 유사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앞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는 2018년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에 대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로 시작됐다. 당시에는 특정 기업에 대한 개별 조치 수준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2019년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수출 제한 대상을 정하는 미국의 무역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리스트’에 화웨이를 등재한 후 첨단 반도체 장비, 인공지능(AI) 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으로 규제 범위가 확대됐다.중국산 디스플레이를 겨냥한 이번 조치 역시 사실상 미국이 디스플레이를 반도체와 유사한 전략 공급망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공급망 장악력을 키우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디스플레이는 과거 TV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소비재 부품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AI 기술이 확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첨단 디스플레이는 AI 스마트폰, AI PC, 자율주행차, 확장현실(XR) 기기를 넘어 군사용 웨어러블 시스템 등 분야에서 고성능 반도체와 함께 필수재로 급부상하고 있다.이번 조치를 계기로 미국의 대중 규제가 반도체처럼 디스플레이 공급망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면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두는 시간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디스플레이 업계는 미국의 이번 BOE 등에 대한 제재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HBM 모멘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에서는 미국의 대중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의 첨단 메모리 추격 속도가 둔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첨단 기술력을 통해 HBM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글로벌 OLED 시장은 사실상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계 수위가 높아질수록 오랜 협력을 이어온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과의 관계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 입장에서는 중국산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데 따르는 규제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관련 시장에서 ‘중국 리스크 없는 공급망’이 최선의 선택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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