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제주도민 항공 이동권’ 제약…실태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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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최근 항공권 구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도민분들 많으실 겁니다. KBS는 최근 연속 기획을 통해 제주 하늘길 좌석난 실태와 과제를 짚어봤는데요. 이를 취재한 민소영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민 기자 오랜만입니다. "항공권 구하기 정말 어렵다", 곳곳에서 아우성치는데요. 실제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좌석 수가 줄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기자] 네, 올해 제주를 잇는 항공기 탑승률은 9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저도 중동 사태가 터지기 전에 미리 예매해 뒀던 표로 몇 차례 서울과 부산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평소 같으면 중간중간 자리가 조금 비어 있기도 했거든요. 최근 몇 달은 빈자리가 정말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통계를 비교해 보면 제주를 잇는 항공기 공급 좌석 감소가 눈에 띕니다. 올해 4월과 5월 제주를 잇는 국내선 공급석은 473만 9천여 석인데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만 6천 석 넘게 줄었습니다. 하루에만 4천 석 넘는 자리가 사라진 셈입니다. [앵커] 항공편 공급 좌석이 왜 이렇게 준 건가요? [기자] 중동 사태로 인한 항공유 가격 급등 여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사마다 부분적으로 운항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과 이동을 위해 항공사마다 배정된 시간을 '슬롯'이라고 하는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과점 방지를 이유로 정부가 저비용항공사에 '슬롯'을 재배분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반납한 제주~김포 노선 슬롯은 모두 13편인데요. 저비용항공사는 상대적으로 소형기 운항이 많죠. 이 때문에 설령 운항 편수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해도 공급 좌석 수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여기에 현재 제주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안전 문제로 35회 정도에 묶여 있고 구조적 한계로 슬롯을 더 늘릴 순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에는 일부 항공사에서 슬롯이 배정된 만큼 실제 운항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잖아요. [기자] 네, 정말로 운항이 줄었는지, 왜 그런 건지 각 항공사에 물어봤습니다. 6개가 배정된 이스타항공은 4월부터 중동 사태로 항공유가 급등한 영향도 있지만, 이 기간 법적 의무 사항인 항공기 중정비가 겹쳤다고 해명했습니다. 4~5월 비운항의 약 95%가 중정비로 인한 '사전 미운항'이었다는 건데요. 원래 이관받은 슬롯을 활용한다면 4월부터 하루 평균 약 6편씩 운항이 추가로 늘어야 했습니다. 다만 항공기 중정비는 이미 올해 2월에 사전 신청하고 승인받았던 사안이라, 고유가로 인해 임의로 운항을 감축한 건 아니란 설명입니다. 중정비가 완료된 7월부터는 정상 운항에 들어간다고 밝혔고요. 1개가 배정된 티웨이 항공 측에서도 중동 사태 장기화로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아 일부 노선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4개가 배정된 제주항공은 모두 활용해 비행기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비행기 타기가 어려워지면 도민 이동권 제약은 물론이고 관광객 감소와 소비 침체까지, 지역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매우 우려스러운데요. [기자] 네, 이미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취재하면서 공항에서 만난 도민 중에는 가족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급히 서울에 가야 하는데 평일 낮인데도 항공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분이 계셨고요. 이분은 당시 대한항공 대기자만 40명이 넘고, 저비용항공사는 아예 대기조차 불가능했다고 말했는데요. 다른 지역을 경유해서라도 가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표가 없어서 공항에서 하세월이었습니다. 또 다른 4인 가족 도민은 외국 여행을 마치고 제주 집까지 돌아오는데 비행기표가 없어서 진땀을 뺐다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결국 부부가 제주행 표가 구해지는 대로 어린아이를 한 명씩 맡아서, 서로 다른 비행기를 타고 겨우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민 할인을 적용해도 4인 가족이 움직이는 편도 항공권만 30만 원이 훨씬 더 들었다고 하고요. 이렇게 항공권값이 뛰면 육지를 오가는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겠죠. [앵커] 제주도민에게는 항공기가 필수 이동 수단과도 같잖아요.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항공 좌석을 우선 확보하면 안 되냐는 목소리도 있어요. 가능한 일일까요? [기자] 네, 좌석난 해결을 요구하는 도민 여론이 높아지면서 제주도가 도민에게 항공권이 우선 돌아가도록 제도화하는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도민 좌석 확보' 제도를 건의하고, 조례 제정 추진에도 나선 건데요. 이를 위해 최근 제주연구원에 정책 실현 가능성을 놓고 연구 조사를 의뢰했는데, 결과는 올해 하반기 중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도민 좌석을 몇 퍼센티지나 남겨둘 건지, 항공사와 협의는 어떻게 할지….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민 좌석'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얼마 동안 몇 개나 확보해야 할지, 비용은 누가 댈지, 긴급 상황을 판단할 기준은 뭔지, 항공사와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건지 등을 두루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제주도 입장입니다. 또 항공권 예매에서 도민 우선 비중이 늘어나면 그만큼 관광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제로섬' 성격을 띠고 있어서, 정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쉽지만은 않은 문제입니다. [앵커] 제주 하늘길 좌석난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국토교통부는 특정 지역을 한정해 지원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했습니다. 국토부는 도민 좌석 확보 제도에 대해선 항공사업법상 제주도에서 조례로 추진할 사안으로, 공급석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은 자체적으로 항공사와 협의할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동 사태 이후로 발생한 공급석 감소에 대해선 항공사와 증편을 협의하고, 제주 노선 감편을 자제해 달라는 문서를 시행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습니다. [앵커] 국회에서도 도민 이동권 제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기자] 네, KBS 보도 이후 지역 정치권에서도 잇달아 입장이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도민 이동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섬 지역 특성상 항공기는 육지와 연결되는 중요한 이동 수단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오가는데,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항공교통을 대중교통에 편입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문대림 의원은 제주도민에게 항공기는 필수적인 교통수단인 만큼 철도나 고속도로 같은 공공 교통망 관점으로 항공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른 제주특별법과 항공사업법 개정, 별도의 특별법 추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한규 의원도 최근 자신의 SNS에 운항 계획 이행률이 낮은 항공사에 국토부가 운수권 배분 불이익을 줘 제재해야 한다고 강한 뜻을 밝혔고요.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은 항공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체 좌석의 10~20%를 도민들이 우선 예약할 수 있도록 배정하는 '도민 좌석 우선 확보'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에서도 주민 이동권 보장 차원의 지원 사례가 있나요? [기자] 프랑스,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섬이나 외곽 지역 이동권 보장을 위해 Public Service Obligation, 즉 공공서비스 의무(PSO)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주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선 운항사에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2024년 EU 국가 1만 4천643개 노선 중 165개가 이 같은 PSO 노선입니다. [앵커] 다음 달 국회와 제주도, 항공사와 전문가가 모이는 토론회도 예정돼 있어서 어떤 해법이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네, 민소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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