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고 불편” 외면받은 ‘스마트 안경’ AI 흐름 타고 부활?···...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한 여성이 AI 안경을 착용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빈약한 콘텐츠와 촌스러운 외형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던 ‘스마트 안경’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메타 등 빅테크들이 AI 기능을 탑재한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삼성전자 등도 AI 안경 개발에 합류하면서 경쟁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향후 프라이버시 침해·불법행위 악용 등으로 인한 규제 리스크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29일 업계에 따르면, AI 안경이 주요 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온디바이스 AI(기기 내 AI)’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메타는 지난 23일 첫 자체브랜드 AI 안경인 ‘메타 글라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레이밴과 협력해 내놓은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799달러)의 절반 이하 가격인 299달러부터 시작해 가격 부담을 낮췄다. 안경에는 카메라·스피커·마이크가 장착됐고, 메타의 자체 AI 모델인 ‘뮤즈 스파크’도 탑재됐다.메타는 2021년 스마트 안경 사업을 시작했지만 ‘통화·카메라 기능만 있는 안경’이라는 이미지를 넘지 못하고 실패했다. 무겁고 어색한 착용감도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침체기를 거쳐 2024년 자체 AI를 탑재하면서 반등을 모색했다. 최근 메타의 스마트안경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이다.다른 주요 테크기업들도 AI 안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지능형 안경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길 안내·실시간 번역·메시지 요약 등 기능을 제공한다. 안경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안경의 하드웨어 개발에는 삼성전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가 현실화하면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 이후 13년 만에 새로운 스마트 안경 제품을 내놓는 셈이다.중국 플랫폼기업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AI 안경을 내놓은 이후 지난달까지 중국 내 스마트 안경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도 지난 4월 자체 운영체제와 반도체 칩을 활용한 ‘화웨이 AI 글라스’를 공개했다. 웨어러블 분야의 전통 강자인 애플도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AI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출시가 1년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런 움직임은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른 온디바이스 AI(기기 내에서 AI를 구동하는 것)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분석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AI 안경 출하량은 전년 대비 322% 증가한 870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500만대 출하가 예상된다. IDC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AI 안경 시장이 연평균 18.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이어폰 출하량 증가세가 사실상 정체된 것과 대비된다.기업들이 과거 스마트안경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것은 ‘AI 비서’ 서비스다. 과거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 기능을 안경 형태로 옮긴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안경에 탑재된 AI와 소통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폰과 달리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AI 안경이 전체 웨어러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다. ‘필수재’ 성격인 스마트폰과 달리 없어도 상관없는 ‘선택재’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게와 최대 8시간 안팎의 배터리 사용 시간 등 기술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와 커닝 등 오남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 발전 속도를 볼 때 AI가 직접 정보를 받아들여 분석하는 수준에도 곧 도달할 것”이라면서도 “‘나도 모르게 누군가 나를 촬영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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