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조 블록버스터 ‘키트루다’ 정조준…삼성에피스, 업계 첫 3상 성과

FDA 임상 간소화 속 대규모 환자 데이터 확보허가·처방 시장서 신뢰 바탕 경쟁력 확보 기대연내 임상 완료 후 주요 시장 품목허가 절차 착수단독 개발에 직판·PL 등 유연한 사업화 전략 가능삼성바이오에피스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SB27)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 간소화를 추진하며 일부 경쟁사들이 임상 1상만으로 허가 절차에 나선 가운데 업계 최초로 글로벌 3상 결과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허가 심사와 시장 진입 과정에서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27의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 데이터 분석 결과 각각의 1차 평가 변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임상 1상은 몸에 약물이 머무는 정도를, 3상은 종양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을 측정했다. 임상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 면역원성 등이 오리지널 제품과 기준치 이상으로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2024년부터 임상 1상과 3상을 병행하는 ‘오버랩’ 전략으로 개발 속도를 높여왔으며 연내 모든 임상시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SB27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키트루다는 다국적 제약사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해 매출만 약 317억 달러(약 46조 원)를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으로, 특허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 최대 격전지로 꼽히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업계에서는 삼성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는 1상 163명과 3상 555명을 합쳐 총 718명이다. 이는 앞서 임상 1상만으로 허가 절차에 들어간 포미콘(96명), 산도스(322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FDA가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항암제의 경우 충분한 데이터가 의료진의 처방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 의무화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모든 제품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가 풍부한 제품일수록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암젠과 셀트리온 등도 환자 수를 줄이더라도 임상 3상 자체는 유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미국 FDA와 유럽의약청(EMA) 등 주요 규제기관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 종료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규제기관과 사전 협의를 조기에 진행할 수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빠른 시장 진입도 기대하고 있다.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예정 시점은 국내 2028년, 미국 2029년, 유럽 2030년이다.파트너사의 개발 의뢰 없이 독자 개발한 제품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통상 공동개발 제품은 수익 배분과 판매 권한이 계약에 따라 제한되지만 독자 개발 제품은 향후 사업화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회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글로벌 파트너를 선정하거나 프라이빗라벨 공급, 직접 판매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동훈 삼성에피스 임상의학본부장(부사장)은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한 것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엄격한 품질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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