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나, 더 빠지나"…코스닥 바이오 반 년 새 15조 증발

코스닥150 헬스케어 편입 23개사반 년 새 시총 15% 증발 급락세반도체 쏠림 완화·개별 성과 관건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버티기'가 길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를 앞세워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이 대표 성장주인 바이오주는 랠리에서 소외되는 형국이 지속되는 것이다. 임상 결과 발표와 기술이전 같은 호재에도 주가의 반응은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로 쏠린 수급이 완화되고 대형 기술수출 등 개별 기업의 성과가 확인돼야 바이오주의 본격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2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150 헬스케어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말과 전날 모두 지수에 편입돼 있던 23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30일 종가 기준 100조5254억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85조6616억원으로 줄었다. 반 년 새 14조8638억원(14.79%)이 증발한 셈이다.시총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 시총은 지난해 말 11조250억원에서 전날 5조4700억원으로 5조5550억원 줄었다. 알테오젠도 같은 기간 24조509억원에서 18조7820억원으로 5조2689억원 감소했다. 리가켐바이오(-1조4023억원), 펩트론(-1조1425억원), 파마리서치(-1조1376억원) 등도 1조원 이상 시총이 줄었다.시장에서는 현재의 낙폭이 개별 기업가치 훼손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과 바이오, 중소형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시각이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는 동안에도 일부 주도주를 제외한 상당수 종목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바이오주는 금리에도 민감하다. 신약 개발 기업은 현재 이익보다 미래 현금흐름과 파이프라인 가치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다.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점도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증권가에서는 바이오주 반등 시점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S7(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자우·삼성전기·삼성생명·삼성물산)으로의 쏠림이 완화될 때 비로소 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약진이 예상된다"며 "반도체의 높아진 이익 체력만으로도 코스피 1만1000 전후 수준이 정당화될 수 있다. 코스닥과 바이오 등 주요 소외 섹터의 랠리는 그 이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분석했다.가격 측면에서는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코스닥 제약지수는 과거 주요 조정 국면들 중 가장 가파른 가격 조정을 겪고 있다"며 "같은 기간 미국 바이오텍 지수인 나스닥바이오텍지수(NBI)와 S&P바이오텍ETF(XBI)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조정은 글로벌 바이오 펀더멘털 훼손보다 국내 수급 약화와 타 섹터 쏠림 영향이 크다"고 봤다.하반기 바이오주의 반등은 업종 전반의 순환매보다 개별 기업의 성과 확인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가격 조정은 바닥권에 근접했으나 본격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쏠림 완화, 악재에 대한 민감도 둔화, 기술이전·임상 데이터 호재에 대한 개별주 반응 회복, 코스닥 내 성장주 순환매 재개가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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