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도 적자인데 뭘 믿고”…기관 투자 외면에 박스 갇힌 코스.....

코스닥150 구성 기업 27% 적자시총 차지하는 비중은 33% 달해“PER 신뢰 어려워” 지적 잇따라이익지표 반영한 새 지수 제안도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코스닥 시장 대표 지수인 코스닥150을 구성하는 기업 4곳 중 1곳은 적자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승강제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 체력을 고려한 지수 산출과 세그먼트 기준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코스닥으로의 유동성 유입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기업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1000선 안팎에서 비실대는 실정이다.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150에 편입된 150개 기업 중 올 1분기 별도 기준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40곳으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코스닥150 구성 종목 중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지난해와 2024년에도 각각 43곳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1분기 손실은 코스닥 시가총액 15위(4조 9791억 원)인 리가켐바이오가 356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 외에도 보로노이 224억 원, 루닛 197억 원, 오름테라퓨틱 159억 원, HLB 158억 원 등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코스닥150 구성 종목들이 줄줄이 분기 순손실을 냈다.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코스닥150 내 적자 기업 비중은 더욱 커진다. 코스닥150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333조 4637억 원이다. 이 중 적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108조 5237억 원으로 32.5%이다.코스닥150은 거래소가 2015년 도입한 코스닥 시장의 대표 지수다. 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해당 지수를 추종한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거래 대금, 유동성 등을 기준으로 산업별 비중을 고려해 연 2회 지수 구성 종목을 편·출입한다. 적자 기업이라도 시총이 높으면 대표 지수 종목에 편입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헬스케어·로봇 등의 기업이 다수 포진한 만큼 미래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시총이 높은 기업일수록 적자 기업인 경우가 많다.문제는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가치가 대표 지수 종목의 합산 시총 3분의 1을 차지하다 보니 국내 연기금이나 해외 투자은행(IB) 등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갈수록 코스닥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개인에 쏠려 있는 코스닥 시장의 투자자 비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지수형 ETF로의 기관 자금 유입이 필요한데 현재 코스닥150의 주가수익비율(PER) 등 지표가 신뢰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금융위원회가 이달 초 증권사 코스닥 시장 담당자, 애널리스트 등을 긴급 소집해 마련한 코스닥 시장 점검 회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 의식이 공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코스닥 승강제 세그먼트 도입 시 기업들의 이익 지표를 중요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폭넓게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개인의 지수 추종 ETF 투자가 늘수록 코스닥 적자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도 많아진다”며 “주가가 오를수록 기관 입장에서는 투자하기 더 부담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920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연기금은 올 들어서는 이날까지 299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지난해 36.5% 올랐던 코스닥 지수는 올해 급등락을 반복하며 코스피 대비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9000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날도 코스닥은 3.01% 하락한 1000.93에 마감했다. 올 상승률은 8.2%에 불과하다.금융투자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나스닥100도 시총만을 기준으로 하지만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미국과 한국의 코스닥 시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코스닥150은 그대로 두더라도 이익 지표를 반영한 새로운 대표격 지수를 구상해보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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