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다롄, 美 규제 속 출자 늘리고 'DOE' 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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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사업보고서·규제 원문이 보여준 다롄 공장 움직임VEU 폐지 이후에도 가을·봄 두 시즌 연속 이공계 대규모 채용미국 수출통제·중국 공급 조건 동시 작동하는 구조적 압박미국 수출통제 강화 이후에도 SK하이닉스 다롄 공장은 출자 확대와 기술인력 채용을 이어간 것으로 공개 자료에서 확인됐다.ⓒSK하이닉스[데일리안 = 백서원기자, 임채현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내 일부 반도체 생산시설에 적용되던 기존 포괄허가(VEU·검증된최종사용자)를 폐지한 지 약 9개월이 지났다. 미 상무부는 VEU 명단에서 인텔 반도체(다롄), 삼성 차이나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중국)를 삭제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 등은 ‘기존 생산은 유지하되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기술 업그레이드는 제한하는 방향’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공개된 채용공고와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규제 이후에도 다롄 공장의 투자와 인력 확보가 이어진 정황이 확인된다.채용공고에 적힌 문장지난 3월 말, SK하이닉스 반도체 메모리 기술 및 제조(대련) 유한공사는 중국 난카이대학(南開大學) 취업지원센터에 봄 캠퍼스 채용공고를 게시했다. 석·박사급 39명을 모집하는 이 공고에서 눈에 띄는 건 공정 엔지니어(10명) 업무 기술 항목이다. 항목에는 "신규 기계(신규 장비), 신규 부품의 일관성 보증을 위한 실험설계(DOE)를 수행한다"라고 적혀있다.DOE(Design of Experiments·실험설계)는 반도체 공정에서 신규 장비나 부품 도입 또는 공정 변경 시 공정 조건을 검증·최적화하는 기법이다. 채용공고는 신규 장비와 신규 부품의 일관성 보증을 위한 DOE 수행을 담당 업무로 명시했다.공정 엔지니어 10명, 설비 엔지니어 10명, 공정통합 엔지니어 5명, 품질·신뢰성 엔지니어 5명, 제조 부서 매니저 5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명 등 공정 개발·검증·분석 전 영역에 걸친 충원이다.중국과학원 다롄화학물리연구소 취업게시판에는 3월 13일 'SK하이닉스 다롄 2026 봄 캠퍼스 채용'이 게시됐다. WonderCV 등 중국 채용 플랫폼에도 2026년 봄 채용 공고와 캠퍼스 설명회 일정이 확인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지린대 취업사이트에 석·박사 30명 규모 캠퍼스 채용 설명회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가을과 봄, 두 시즌 연속 이공계 인재 채용이 이어진 셈이다.채용공고보다 강한 숫자SK하이닉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2025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다롄 낸드 공장 법인(SK hynix Semiconductor Dalian)에 4406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전년(2899억원) 대비 52% 늘었다. 우시 D램 공장 법인(SK hynix Semiconductor China)에는 같은 기간 5810억원이 들어갔다. 2023년 두 공장 출자가 전혀 없었고 2024년에도 합산 577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작년 합산 1조216억원은 눈에 띄게 늘어난 규모다.채용공고에 따르면 누적 투자액은 1000억 위안(약 140억 달러), 가동 중인 웨이퍼 공장은 3곳이며 기술·관리 인력 약 4500명 중 90% 이상이 석·박사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월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베이징=연합뉴스VEU 폐지 이후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9월 2일 연방관보를 통해 VEU 명단에서 인텔 반도체(다롄), 삼성 차이나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중국)를 삭제한다고 공표했다. 효력 발생일은 2025년 12월 31일이었다.이에 따라 기존 포괄 허가 대신 연간 허가 체제가 도입됐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중국 시설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 계획을 매년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12월 2026년 한 해치 장비 반입 허가를 받았다.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F-1(나스닥 상장 신청서)에서 "허가 취득에 실패할 경우 중국 제조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매년 갱신이 필요한 구조라는 의미다.다롄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다롄 공장은 미국 규제만 놓고 판단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F-1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중국 지역 매출은 전체 매출의 24.3%를 차지하고, 중국 내 임직원은 1만1333명에 달한다.중국 측 규제 조건도 동시에 걸려 있다. 2021년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당시 중국 시장규제감독총국(SAMR)은 조건부 승인을 냈다. PCIe·SATA 기업용 SSD를 불합리한 가격으로 팔지 말 것, 5년 내 중국 내 공급을 계속 늘릴 것이 핵심이었다. SK하이닉스는 F-1에서 "SAMR의 합리적 가격 유지 의무가 2026년 중국 내 낸드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리는 능력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조건은 올해 말 5년 만기가 돼 해제 신청이 가능하지만 승인 여부는 SAMR이 당시 시장 경쟁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다롄 공장의 출자 확대와 인력 채용이 미국 규제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BIS 연례 허가 범위 안에서 허용된 장비를 들여와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과, 연방관보가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부인 추정 원칙(presumption of denial)'을 적용한 '생산 능력 확장 및 기술 업그레이드'는 이론상 다르다.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다롄 공장은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공급 조건이라는 이중 규제 속에서도 기술인력 확보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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