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빅테크와 4500억원 MLCC 계약

북미 CSP 업체 추정, 이례적 규모 평가초소형·고용량·고신뢰, 3배 높은가격쇼티지 지속에 내년 판매가 상승 전망도장덕현 사장 “AI 핵심 부품 기술력 인정”삼성전기가 글로벌 빅테크와 4500억원 규모 인공지능(AI) 서버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는 과거에는 주로 스마트폰에만 쓰였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AI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으로 탑재되면서 공급 규모가 달라졌다.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버용으로 쓰이는 고용량 MLCC는 범용 대비 3배 이상 가격이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MLCC 기술 경쟁력과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빅테크 수요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30일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와 4540억원 규모 MLC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은 북미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로 추정된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부터 12월 말까지다.MLCC 업계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은 이례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AI 서버용 MLCC의 공급 부족과 높은 수요를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원활한 동작을 돕는 핵심 부품이다. 과거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주로 쓰였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MLCC 수요처로 부상했다. 서버 내 순간적인 전력 변동이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AI 서버 환경에서 안정적인 전력 제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만큼이나 MLCC 사용량도 많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MLCC 탑재 수량이 10배 이상 많다. 일반적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2만개 이상 탑재되고 서버 랙(Rack) 기준으로 최대 60만개까지 쓰인다. 차세대 GPU에선 MLCC 사용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탑재량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고신뢰성 제품이 요구돼 가격도 덩달아 비싸진다. 서버용 MLCC는 AI 서버의 높은 연산 성능에 따른 발열 증가로 인해 105℃ 이상 고온과 100V 고전압, 강한 휨 강도 등 가혹한 환경을 버텨내야 한다.이 같은 기술 요건으로 인해 AI 서버용 MLCC는 높은 진입장벽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50개 넘는 MLCC 공급사가 있지만 서버용 MLCC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다.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2위인 25%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AI 서버용 MLCC에선 상황이 다르다. 4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해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고신뢰성 MLCC에서 시작된 공급 부족은 전반적인 MLCC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서버용 MLC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분기 공장 가동률이 95%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쇼티지가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MLCC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폭이 30%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AI용 초소형·고용량 MLCC 쇼티지 심화로 가격 인상 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삼성전기는 초소형·고용량·고신뢰성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서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소재 기술과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서버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더불어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과 내년 이후 공급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AI·전장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공급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 MLCC가 AI 시대 핵심 부품으로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고객 요구에 맞춘 차세대 선단 제품을 앞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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