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 사모펀드 체제 마침표 찍나…한화생명 편입 기대효과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M&A.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 제작=박진화 기자애큐온캐피탈이 약 11년 동안 이어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체제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형 보험사인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으며 지배구조가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애큐온캐피탈 입장에서는 대주주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장기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에 더해 투자·기업금융 중심의 리밸런싱 작업에도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 체재 전환 기대감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생명을 선정하고 본계약 체결에 앞서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거래대상은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와 애큐온캐피탈의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다.EQT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바이칼인베스트먼트와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한화생명이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다가섰다.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한 번에 매각·인수하는 '패키지 딜' 구조에 대해 한화생명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후문이다. 애큐온캐피탈의 매각가는 1조원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캐피탈사는 가용 가능한 자본을 기준으로 몸값을 산정한다. 애큐온캐피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총자본은 1조2091억원이다. 한화생명은 앞서 진행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거래가격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애큐온캐피탈이 한화생명에 최종 인수되면 지배구조 측면에서 큰 이점을 얻게 된다. 애큐온캐피탈은 2006년 KT캐피탈로 출발해 2015년 JC플라워, 2019년 베어링PEA, 2022년 EQT파트너스에 차례로 인수되며 11년 동안 사모펀드 체제가 유지됐다. 대주주의 엑시트를 위한 잠재적 매각 대상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현재 대형 금융사를 모회사로 둔 캐피탈사는 KB·신한·하나·우리금융·NH농협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 IBK캐피탈 등이 있다. 애큐온캐피탈이 전략적 투자자(SI)인 한화생명 품에 안기면 매각을 위한 단기성장 중심의 경영보다는 중장기 지속가능성 확보로 무게추가 옮겨질 수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9조원대의 총자산으로 업계 상위권 체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몸값을 인정받은 만큼 견고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우량 금융사인 한화생명을 모회사로 맞이하면서 사업 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조달비용 절감·사업 리밸런싱 빛 보나 중장기적으로 가장 기대를 받는 부분은 신용도 제고 효과다. 캐피탈사는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금 조달 과정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의존도가 높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금리 산정의 기반이기 때문에 금융비용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조달비용률은 올 1분기 기준 4.6%다. 전년 말(5.2%) 대비 0.6%p 하락했지만 2022년 말(3.4%), 2023년 말(4.4%)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증가가 예고된 상황인 만큼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2015년 사모펀드 체제 전환과 동시에 회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까지 추가 변동은 없지만, 그렇다고 상향 조정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자체적인 수익·건전성 관리 성과와 별개로 사모펀드 지배구조가 약점으로 작용해온 모습이다. 통상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 산정 시 유사 시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가점(+)으로 적용한다. 애큐온캐피탈이 한화생명 체제로 전환되면 자본 수혈 가능성 등을 반영하며 신용도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모회사가 가진 시장 지위나 자본적정성 등에 따라 노치(Notch)가 정해지는데 한화생명 정도면 충분히 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배구조가 전환되더라도 애큐온캐피탈이 진행해온 리밸런싱 작업은 큰 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높은 우량차주 중심의 기업금융 비중을 높이고 투자금융 신사업이 뒷받침하는 구조다. 기업 인수합병(M&A)의 목적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애큐온캐피탈이 추진 중인 사업 경로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애큐온캐피탈이 자체적으로 축적한 사업 노하우와 한화생명의 리스크 관리 체계가 결합되며 자산건전성 개선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큐온캐피탈의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4.4%로 전년 말(4.2%) 대비 소폭 상승했다. 리밸런싱 과정에서 일부 고위험 사업의 취급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은 필수적이다. 남은 과제는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을 완주하고 안정적인 물적·인적 결합을 추진하는 데 모아진다. 지배구조 전환에 따른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화그룹 차원에서 구축한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 등의 사업과 애큐온캐피탈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큐온캐피탈은 시장에서 소위 '핫한 매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원매자를 만난 것으로 보이며 한화생명 산하로 지배구조가 바뀌면 사업뿐 아니라 조직 문화가 안정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이제 누구에게 팔렸느냐보다 앞으로 새 환경에서 회사를 어떻게 키워 나갈지가 더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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