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투자, 하반기엔 'AI 통제권' '인프라 병목'에 길 있다

국내 ETF 순자산 513조 …전년 대비 무려 72% 급증상반기 '극단 쏠림' 소화 국면무조건적 빅테크 추종서가치사슬 정밀화로 선회할듯엔비디아 '루빈' 촉발할HBM4 세대교체 큰 파장 예고장비·美AI전력 건설주 주목커버드콜·수익형 액티브 결합하방 방어 포트폴리오 필수2026년 상반기 글로벌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역사적인 질주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6년 6월 기준 국내 ETF 시장은 상장 종목 수 1137개, 순자산총액 51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무려 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압도적인 성장을 주도한 것은 단연 국내 주식형 ETF로, 전년 말 96조1000억원에서 254조8000억원으로 165%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인 반면,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채권형 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정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를 맞이하는 금융시장의 기류는 다소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초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현금흐름 급감 우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 따른 유가 급락 등 거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6월 말 들어 오픈AI의 기업공개 연기 검토설과 스페이스X의 회사채 발행 이슈가 불거지며 시장은 단기 충격을 받았고, 반도체 가격 급등이 애플 등 전방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AI 과열론'이 제기되자 나스닥100과 미국 반도체 지수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한층 확대된 상태다. 임은혜 삼성증권 ETP 전략팀장은 "2026년 하반기 ETF 시장은 상반기와 같은 무차별적 상승세 대신 기술의 구체성과 거시경제 변수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경기 호조와 실적 개선세가 뒷받침되는 AI 밸류체인 핵심 자산을 '창'으로 굳건히 유지하되, 금리 상승 및 조달비용 증가 우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커버드콜(주식 매수와 콜옵션 매도를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과 혼합형 ETF라는 견고한 '방패'를 동시에 장착하는 공수겸장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시장 전반의 숨 고르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AI 패권 구조와 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본질, 즉 'AI 단독 질주'의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단언한다. 다만 하반기에는 무조건적인 거대 IT 기업 추종에서 벗어나 기술 구조의 변화와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가치사슬로 조준점을 정밀화해야 한다. 유안타증권 분석에 따르면 하반기 시장의 가장 큰 기술적 모멘텀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조인 '루빈'의 구체화다. 루빈 플랫폼은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케이블이 없는 인쇄회로기판(PCB)과 100% 액체냉각 방식을 전면 채택하며 범용 가속기의 메모리 대역폭을 확장하기 위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288GB를 채택해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촉발할 예정이다. 이는 수율 관리와 미세 가공이 핵심인 글로벌 전·후공정 및 검사 장비 업체들에 구조적 수혜를 제공하므로, 미국 반도체 장비 비중이 높은 '인베스코 세미콘덕터 ETF(PSI)'나 일본의 에칭·테스트 장비 기업을 담은 '글로벌X 재팬 세미콘덕터 ETF'가 하반기 유망 공격형 자산으로 꼽힌다.여기에 더해 소프트웨어·서비스 테마에서는 단순 인공지능 챗봇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로의 진화에 주목해야 한다. AI 에이전트 도입에 따라 데이터 유출을 막고 접근 권한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제어하는 솔루션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ETF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에만 환호하던 시기는 끝났으며, 이제는 AI 에이전트 도입과 정보기술 대기업들의 기술구조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제력, 즉 날뛰는 AI 야생마를 기업의 통제권 틀 안에 묶어두는 제어 장치인 '하네스' 솔루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 고도화가 불러온 극심한 발열과 초고전력 소모는 전력 인프라스트럭처 낙후 및 중전기기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준공 문제와 맞물려 심각한 인프라 병목을 낳고 있다. 고 애널리스트는 "미국 데이터센터 준공 지연 등의 병목을 뚫어내는 인프라 및 전력 건설(EPC) 기업, 그리고 미세화 공정 고도화의 수혜를 입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관련 압축형 ETF를 포트폴리오 선두에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센터 내 자체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장 발전 및 수소·신재생 발전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ICLN)'나 전력 인프라 구축 능력을 기반으로 수주 잔고가 폭증하는 미국 내 산업 재건 기업들을 편입한 '퍼스트 트러스트 아메리칸 인더스트리얼 인프라 ETF(AIRR)'가 강력한 '창'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성장의 창을 날카롭게 제련했다면 거세질 시장 흔들림에 대응할 견고한 '방패'를 구축해 진정한 '공수겸장'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 지속과 대형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일일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환율 부담과 수급 공백이 맞물려 다소 과도한 조정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국면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꾸준한 현금흐름(인컴)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적 방패 상품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가장 대표적인 방패 자산은 고도화된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 ETF'다. 상반기 중 '코덱스 200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 ETF' 등에 수조 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지수 상단이 제한되는 횡보 국면이나 완만한 조정장에서 커버드콜 상품은 주가 하락 방어와 함께 안정적인 분배금을 제공해 포트폴리오의 하방 경직성을 다져준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사들의 확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밀착 관리하는 '주식형 절대수익 추구형 액티브 ETF'나 연금계좌 내에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혼합형 ETF 및 자산배분형 상품을 전략적으로 채워 넣는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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