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전 카드는 소노인터·구다이?

‘불증시’에도 꽁꽁 얼어붙은 IPO 시장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코스피 시장은 중복상장 논란과 심사 부담이 커지며 대어급 기업이 자취를 감췄다. 코스닥 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 속에서 기업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판단, IPO를 미루는 사례가 이어졌다.시선은 하반기 IPO 시장으로 옮겨진다. 증권가는 하반기 대어의 등판과 코스피 훈풍에 힘입어 IPO 시장 확대를 점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소노인터내셔널이다. 최근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소노인터내셔널은 3조~4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한국판 로레알로 불리는 구다이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도 상장 후보군으로 꼽힌다.상반기 공모 금액, 전년 대비 ‘절반’코스피 ‘케이뱅크’ 나 홀로 IPOIPO 시장 분위기는 ① 대어의 등판과 ② 흥행 여부로 결정된다. 상반기 IPO 시장은 출발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2016년 설립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면서다. 오랜 기간 상장을 추진해온 대어급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시장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케이뱅크 이후 IPO 시장은 멈춰 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코스피·코스닥 합산 상장 기업 수(스팩 등 포함)는 27곳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곳과 비교하면 34.1% 줄어든 수치다. 상장 기업 수가 줄자 공모 금액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공모 금액은 1조23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391억원 대비 44.7% 감소했다.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IPO는 케이뱅크 한 곳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곳이었다. 코스피 공모 금액도 1조4468억원이었지만 올해는 4980억원에 그쳤다. 감소율은 65.6%다. 상반기 코스피 IPO 침체 배경에는 규제 불확실성이 있다. 정부가 이른바 ‘대기업 중복상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다. 문제는 방향만 정해졌을 뿐 세부 기준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상장을 중복상장으로 볼지, 어느 경우 예외를 인정할지 뚜렷하지 않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일단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6월 초 관련 규정 개정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간 세부 조율이 길어지면서 발표 일정은 미뤄지고 있다.코스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 기업 수는 37곳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5곳으로 줄었다. 공모 금액도 지난해 상반기 79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401억원으로 6.5% 줄었다.강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복상장과 강화된 심사 규제 등 다양한 정책적 이슈로 대어급 종목과 절대적 상장 종목 수 모두 줄어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IPO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자체는 견조한 편인데, 공모금액이 현저히 예년 대비 부족한 수준이라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를 중심으로 한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신규 상장 기업 수와 공모금액 규모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국거래소 제공)하반기 반전 신호탄 ‘소노인터’트리니티 정상화로 IPO 재시동하반기 IPO 시장 반전의 열쇠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쥐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다. 시장에서는 3조~4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내다본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소노호텔앤리조트와 스키장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워터파크 오션월드, 골프장을 보유한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 등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을 인수해 항공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당초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IPO를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리니티항공의 자본잠식 등 재무 건전성이 발목을 잡았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당시 “트리니티항공 인수 절차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만큼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먼저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은 트리니티항공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트리니티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8월에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900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유상증자는 계열사 소노스퀘어도 2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올해도 수혈은 계속되고 있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 3월 73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6월에는 간접 지원 방식으로 트리니티항공의 8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도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주가수익스와프(PRS·Price Return Swap) 계약을 맺고, 보유 중인 트리니티항공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PRS는 투자자가 취득한 주식의 가격 변동분을 계약 상대방과 정산하는 구조다. 주가가 약정한 기준보다 떨어지면 투자자 손실을 소노인터내셔널이 일부 떠안을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는 상승분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직접 현금을 넣는 대신 투자자에게 일종의 안전판을 제공한 셈이다.자금 수혈 이후 트리니티항공의 재무 부담은 다소 낮아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498%에서 올해 3월 말 1947%로 떨어졌다.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실적도 반등했다. 올해 1분기에는 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트리니티항공 정상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소노인터내셔널도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다만 중복상장 논란은 넘어야 할 과제다. 그룹 내 소노스퀘어와 티웨이홀딩스, 트리니티항공 등 상장 계열사가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소노스퀘어(34.3%)와 티웨이홀딩스(46.2%)의 최대주주고, 트리니티항공 지분도 41.9%를 보유 중이다. 관건은 소노인터내셔널의 IPO를 전형적인 ‘쪼개기 상장’으로 볼 수 있느냐다. 중복상장 규제가 정조준한 대상은 모회사의 핵심 사업을 물적분할로 떼어내 별도 상장하는 구조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모회사 안에 있던 알짜 사업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와 결이 다르다. 기존 사업부를 떼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상장했던 회사를 인수해 계열로 편입한 사례다. 트리니티항공과 티웨이홀딩스는 지난해 인수했고, 소노스퀘어 역시 소노인터내셔널이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강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언급되는 소노인터내셔널 기업가치가 3조원대인 만큼, IPO에 성공한다면 상반기 내내 지속된 공모액 부족 기조가 한층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확정되지 않아 소노인터내셔널의 심사가 다소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하반기 IPO 시장 반전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쏠비치 남해 전경. (소노인터내셔널 제공)구다이글로벌·무신사도 주목업스테이지는 코스피·코스닥 고민소노인터내셔널의 흥행 여부는 뒤따른 대어의 IPO 본격화 시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신생 기업) 후보로 꼽히는 구다이글로벌(뷰티)과 무신사(패션)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증권가는 연내 상장이 목표라면 7~8월 청구서 제출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코스피 IPO 시장은 청구서 접수부터, 심사승인까지 평균 79일이 소요된다”며 “평균 117일의 코스닥보다는 빠른 일정으로 진행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7~8월 내 청구서 접수를 시작해야 연내 상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이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구다이글로벌이다. 구다이글로벌은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재무통 구창근 전 CJ올리브영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상장을 위한 실무 인력 확보도 계속되고 있다. 상장사나 IPO 준비 기업 관련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 경력이 채용 요건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씨티, 모건스탠리 등 주관사 전담 인력도 파견돼 상주 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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