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철퇴 맞은 에스원…담합으로 아파트 관리비 부담 키웠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에스원 본사 전경 ⓒ에스원 제공 매달 아파트 입주민들이 납부하는 관리비와 직결되는 통합경비용역 입찰에서 이른바 ‘들러리’를 세워 담합을 벌인 에스원과 에스텍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특히 업계 1위인 에스원은 과거 대규모 지역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지 10여 년 만에 또다시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산출내역서 대리 작성까지…경쟁 사라진 입찰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부산, 광주,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6개 지역 23개 민간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된 통합경비용역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에스원과 에스텍시스템에 시정명령 및 총 9억7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액수는 에스원이 6억4100만원, 에스텍시스템이 3억3200만원이다. 통합경비용역은 인력 경비와 CCTV 통합관제 등 기계 경비를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다. 경비업법에 따라 자본금과 일정한 시설, 인력, 장비를 갖추고 관할 경찰청의 허가를 받은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에스원은 이 사건 아파트 단지들을 상대로 사전 영업활동을 전개해 제안서 평가에서 이미 우위를 선점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방 입찰 특성상 참여 업체가 부족해 유찰될 위기에 놓이자, 과거 에스원에서 분사한 뒤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에스텍시스템에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에스텍시스템은 해당 지역 수행 실적이 없어 실질적인 경쟁 사업자가 아니었다. 에스원은 에스텍시스템의 투찰 가격이 명시된 산출내역서까지 대신 작성해 건넸고, 에스텍시스템은 이를 그대로 제출하며 짬짜미 응찰을 완성했다. 필요할 경우 투찰 가격도 사전 합의했다. 그 결과 에스원은 23건의 입찰 중 무려 21건을 낙찰받거나 유찰 이후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2건은 제3자가 낙찰받았다. 10년 전 ‘50억’ 과징금 맞고도 또 담합 이번 담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결국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통합경비용역 대금은 입주민이 매달 내는 관리비에서 충당된다. 경쟁을 통해 입찰가가 떨어지면 입주민들은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담합으로 인해 경쟁이 사라지고 낙찰 가격이 높아지면 부풀려진 대금은 고스란히 입주민들의 관리비 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에스원의 불공정 행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스원은 2014년에도 경쟁사인 ADT캡스와 경비 수요가 적은 지방을 서로 나눠 먹는 방식의 대규모 담합을 벌여 50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업계 1위 기업이 10여 년 만에 형태만 바꿔 또다시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정면으로 저해한 법 위반이라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비가 직접 투입되는 입찰에서 벌어진 담합 행위를 적발해 엄정히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을 상향한 만큼 유사 행위 적발 시 강력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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