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생일 맞은 韓 철강…“민관 협력으로 위기 넘어야”
수요 둔화·공급과잉·관세 삼중고정부 저탄소·고부가 전환 지원 약속제 27회 철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모습. 박동해 기자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높아지는 무역 장벽과 규제의 압박 속에 국내 철강업계가 ‘생일’을 맞아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졌다.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철강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문신학 차관, 한국철강협회 장인화 회장(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철강업계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7회 철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생산된 날로, 2000년 이후 매년 기념식을 이어오고 있다.이날 기념식에서는 철강산업 발전에 공로가 큰 31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휴스틸 박훈 대표이사가 강관 분야 기술 고도화와 해외시장 개척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포스코 김동희 부사장이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 등 노무 경쟁력 향상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수상했다.뜻깊은 생일을 맞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공급과잉, 무역 장벽 강화 등 삼중고를 마주한 철강업계의 오늘은 밝지만은 않다.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철강 수출은 2025년 약 3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9.9%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290억 달러로 3.3% 추가 감소할 전망이다.수출 감소의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의 동시다발적 압박이 자리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모든 수입 철강재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했다.유럽연합(EU)도 무관세 수입 쿼터를 기존 3053만 톤에서 1870만 톤으로 47% 대폭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여기에 탄소 규제까지 겹쳤다. 2026년 1월부터 EU 수입업체는 직전 해 수입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신고하고 인증서를 의무 구매해야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향후 10년간 CBAM 도입으로 인한 누적 부담 규모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이날 철강협회 장인화 회장도 “내수 부진과 글로벌 공급과잉,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어려운 대내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성공적인 탈탄소 전환이라는 과제도 우리 앞에 남아 있다”고 짚었다.다만 장 회장은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 고부가 저탄소 제품 중심으로의 전환, 원료·수요 업계 협력,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내겠다고 밝혔다.업계의 우려에 문 차관은 “정부와 업계가 강대국들의 철강 보호조치에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이어 각국이 보조금으로 철강산업 보호에 나선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직접 보조금을 주기 어려운 문제가 우리 경제 구조상 있다”라며 “다른 나라처럼 대놓고 보조금 정책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문 차관은 17일부터 시행되는 철강산업법을 바탕으로 저탄소·고부가 전환을 위한 수소환원제철·특수탄소강 등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EU 수출 쿼터 확보를 위한 협상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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