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국민연금, 2년만에 PEF 출자 재개…관전 포인트는

국민연금공단이 내달 벤처펀드(VC)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앞둔 가운데, 사모펀드(PEF) 블라인드 출자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지원 미달에 그쳤던 VC 출자사업은 올해 조건 완화와 출자 한도 상향을 계기로 대형 운용사들이 몰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정책 자금이 봇물 터지든 공급되는 상황에서 1년간 중단했던 국민연금의 PEF 출자사업까지 풀리면서, 주요 운용사들의 대형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말 공고를 목표로 주요 PEF 운용사들의 출자사업 참여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 공고 일정과 출자 규모, 세부 운용 전략 등을 두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4월 4000억원 규모로 진행한 VC 부문 출자사업은 선방을 거뒀다는 평가다. 최대 6곳을 선정하는 이번 사업에 12곳 이상의 운용사가 제안서를 내며 유효 경쟁률 2대 1을 충족했다. 60곳 이상이 몰린 국민성장펀드나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지원 규모는 작지만, 펀드레이징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사들이 참여해 일합을 겨뤘다.실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인터베스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TS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대형사를 비롯해 SL인베스트먼트, 얼머스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중견 하우스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별도의 숏리스트 압축 없이 이들 운용사 모두 내달 2차 프레젠테이션(PT) 심사에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이는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한 지난해 출자사업 결과와 대비된다. 국민연금은 2025년에도 4000억원을 배정해 6곳 내외의 운용사를 선정하려 했으나, 유효 경쟁률을 채우지 못했다. 결국 우리벤처파트너스, H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3곳만 선정해 당초 계획을 밑도는 1500억원을 출자하는 데 그쳤다.올해 분위기 반전에는 출자 조건 완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핵심 운용인력이 맡고 있는 기존 펀드의 소진율이 60%를 넘어야 신규 출자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겸업 제한 기준에 예외를 뒀다. 소진율이 60%를 밑돌더라도 인력당 미소진 잔액이 1000억원 이하이면 지원을 허용하는 방식이다.여기에 운용사별 제안 한도를 기존 75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으로 두 배 높여 대형 펀드 결성을 추진하는 운용사들의 참여 유인도 커졌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성 자금과 함께 1조원 안팎의 대형 펀드 결성을 준비하는 하우스 입장에서는 국민연금 출자를 매칭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조만간 재개할 PEF 출자사업 역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블라인드펀드 출자 공고는 2024년 MBK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JKL파트너스 등 4곳에 총 1조원을 출자한 이후 2년 만에 열린다.국민연금은 지난해 PEF 출자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MBK파트너스에 출자해 조성한 펀드가 투자한 기업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바이아웃 투자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진 탓이다. 이 과정에서 ESG 등 정성 평가 요소 및 사후 관리 기준을 손보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시장에서는 1년간 출자 공백이 있었던 만큼 대형 PEF 운용사들의 대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자 규모는 직전 사업과 유사한 1조원 안팎이 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딜 소싱 능력뿐 아니라 투자 기업의 자금 운용 안정성과 부채 구조 개선 계획, 리스크 대응 체계 등이 주요 평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일각에서는 메자닌이나 크레딧 전략을 다루는 하우스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바이아웃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담보 확보와 회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심사 과정도 기존보다 엄격해질 것이란 전망이다.IB업계 관계자는 "올해 VC 출자사업은 지원사 수만 놓고 보면 과열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쟁쟁한 하우스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실질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PEF 출자사업도 2년 만에 열리는 대형 앵커 출자사업인 만큼 대형 운용사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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